클래식 읽고 듣기#4. 아랑훼즈 협주곡 others

로드리고: 아랑훼즈 협주곡
기타_ 존 윌리엄스



20세기에 작곡된 협주곡들 가운데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다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이 작품은 앞을 못 보는 작곡가가 파시스트 정권의 폭정 시절에 18세기 부르봉 왕가의 화려한 정원을 그리며 작곡한 도피적인 작품이었다. 1악장과 3악장은 별로 대단할 게 없지만, 가운데 아다지오 악장은 도달할 수 없는 그리움이 사무친 악장이다. 기타의 네 번의 탄주에 이은 잉글리시 호른의 독주는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2악장 이후 최고의 선율이다. 이 악장의 대부분의 매력이 사실상 이 두 악기가 주고받는 대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드리고의 애절한 선율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스케치스 오브 스페인> 음반에 큰 영감을 주었고, 프랑스 가수 리샤르 앙토니가 가사를 붙인 '내 사랑, 아랑훼즈'라는 노래로도 널리 알려졌다. 작곡가 말에 따르면, 이 작품의 매력은 "형식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장점이 잘 어우러진" 데 있다. 탄탄하게 통합되었다기보다는 왠지 무너져 내릴 듯이 허약하게 결합되어 있는데, 이것이 선율에 보편적인 매력을 선사했다.


—노먼 레브레히트, 『클래식, 그 은밀한 삶과 치욕적인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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