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죽지 않기 위해 쓴다 reading

자코모 카사노바의 노년.

젊은 시절에 그를 밀어주던 신들과, 그 자신의 뻔뻔스러움, 자신감은 이미 그를 떠난 지 오래. 그가 행복하게 해주던 여인들은 카사노바의 얼굴에 잡힌 주름을 비웃었다. 그는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 추방명령을 받았다.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고 찾아주지도 않는 둑스의 사서로 파묻혀 지내면서도 그는 가난과 분노와 매독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었다. 그에게 남은 유일한 즐거움은 쓰는 것. 그저 쓰는 것.

하루에 13시간씩이나(그는 "13시간, 그 시간이 나에게는 마치 13분처럼 흘러간다"고 썼다) 거위깃털 펜을 빠르게 움직이는 손가락은 예전에 자신이 즐기며 쓰다듬었던 여인들의 몸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먹는 것도, 마시는 것도, 자신이 처해 있는 가난도, 비참함도, 굴욕도, 성능력의 상실도, 노년의 근심과 괴로움도 모두 잊고 기억의 거울 속에서 꿈을 꾸며 젊은 시절로 돌아갔다.

—『카사노바, 스탕달, 톨스토이』


"미쳐 버리지 않기 위한, 혹은 화병으로 죽지 않기 위한 유일한 방책"으로 쓴 회고록. 그에게는 "모든 것이 자기에게 재미있기만 하면(이것이 그의 유일한 판단기준이었다) 똑같이 중요"했고, 도덕적이거나 현실적인 것에 대해 그에게는 훌륭한 것 하찮은 것/선한 것 악한 것이 없었다. 프리드리히 대제와 나눈 대화와 매춘부와의 대화가 똑같이 중요했고, 카타리나 여제의 겨울궁전과 파리의 사창가를 대할 때도 차별이 없었다. 밤새 여인을 즐겁게 해준 이야기와 볼테르와의 대화가 똑같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그의 회고록은 "한 개인이 책이라는 울타리 안에 모아놓은 것으로는 가장 재미있고 다양하다. 마치 인간 동물원과 같다".
세속의 가치에 완벽하게 무관심하고, 도덕 따위 수치심 따위와 완벽하게 상관없이 살았던 카사노바. 츠바이크는 카사노바의 불멸성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말한다. "불멸성은 도덕이 아니라 오직 밀도에 의해서만 좌우된다."

완벽한 감정은 생산적일 수 있다. 수치심이 없는 것도 수치심과 똑같이, 성격이 없는 것도 성격과 똑같이, 악도 선과 똑같이, 부도덕도 도덕과 똑같이 생산적인 것이다. 영원성을 이루는 데 중요한 것은 영혼의 형식이 아니라 한 인간의 충만함이다. 오직 강력한 밀도만이 영원해질 수 있다.

—같은 책




I'm gonna live forever



덧글

  • 달토끼 2014/04/08 09:45 # 답글

    요는 카사노바가 성에 그토록 탐닉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만한 불멸의 지위를 획득하지 못했을 거라는 얘기인가봐요.
    근데 그런거... 별로 부럽지 않아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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