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소중한 것들을 우리로부터 앗아 갑니다. 기억이 담긴 사진들을 찢고 내게 소중한 물건들을 버릴 수도 있습니다. 물건을 부술 수도 있겠죠. 던지고 깨고 부수며 물건과 집과 내 마음에 상처를 냅니다. 그리고 결국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러 스스로를 포기해 버리기도 합니다. 이토록 끔찍한 상황을 초래하는 분노, 절망, 슬픔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나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기 전에 나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나 스스로 나를 보살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를 이해하고 감싸고 보살필 수 있는 적임자는 바로 나 자신입니다.
다 파괴해 버렸나요? 상처주는 말들을 이미 다 쏟아낸 후인가요? 자해로 몸에 상처가 났습니까?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까? 괜찮습니다. 당신이 아직 살아 있지 않습니까?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 당신만 있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시간은 기적을 행합니다. 감정은 우리를 속입니다. 위기의 순간을 괴롭게 견뎌내고 나면 조금 나아집니다. 계획을 짭시다. 나를 보살피는 방법들을 연구해 봅시다. 고민하고 계획하고 움직여 봅시다. 그러면 출구가 없을 것 같던 하루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변수들이 생길 것입니다.
... 배가 아플 때 할머니의 약손은 우리를 낫게 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아플 때 우리는 문제의 부위에 손을 대고 어루만지며 분명 그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어 봅니다. 믿음, 소망, 사랑은 신화의 한자락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전체가 공유하는 기억입니다.
—김서영,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
왜인지 모르겠는데, 어쩐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 순간이 있다. 문제가 뭔지는 알겠는데 다 포기해 버리고 싶은 순간은 너무 자주 온다. 하루에도 몇번씩 나는 대단한 사람이었다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다가,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 같다가 또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그러니 남이 나를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왜 나를 이해해 주지 않냐고 외치기 전에, 나는 나를 진짜로 이해하고 있는가 물어야 한다.
짜증나고 화나고 초조하고 불안한 순간은 너무 자주 온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프락이 "토라져서 죽은" 걸 생각하면 (새삼스럽게) 우리는 살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마음을 잘 다스릴 필요가 있다. 누군가가 미워 죽겠을 때, 정말로 미워서 죽어 버릴 수도, 아 정말 짜증나 죽겠네라고 말하다가 짜증나서 죽어 버릴 수도 (프락처럼) 있겠다 싶어 갑자기 정신이 번뜩 든다. 그러나 우리 모두 삶의 초심자들이 아닌지라, 우리 모두 열심히 애써 본 경험은 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 미워하지 않으려고 싫어하지 않으려고 담담해 보려고 노력하지만 쉽게 실패한다. 그러다가 김서영 선생님의 "계획을 짭시다"라는 말, "고민하고" "연구해 보자"는 말을 보고서 나는 나의 내적 평안을 위해, 나를 배려하기 위해 과연 어떤 일을 해왔나...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쳐 (잠깐 풀이 죽었다가) 힘을 낼 수 있었다. "위기의 순간을 괴롭게 견뎌내고 나면 조금 나아진"다고 하시니, 믿어 볼밖에. 온 몸으로 써낸 글, 모든 걸 걸고 공부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니 믿어볼밖에.
예전에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에서 고미숙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그렇게 다들 사랑사랑, 연애 타령들을 하면서, 그리고 매번 실패하고 안 되고 괴로워하면서 도대체 왜 공부하지 않느냐고. 사랑에도 기술이, 사랑에도 공부가 필요하다고(feat. 에리히 프롬).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뭐 하나 되는 거 없는 것 같고, 이럴 거면 나는 왜 태어났으며, 출구 없는 터널 속에 있는 것 같은 때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그런 시기를 현명하게 나를 배려하면서 보내는 저마다의 방법론이 우리에게는 과연 있는가.
세상의 많은 좋은 책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그런 것 같다. 우리 자신을 생각하라고, 우리 자신을 배려하고 아끼라고. 우리 각자가 소우주임을 진심으로 믿는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구원함으로써 우주를 구원할 수 있다.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은 그러니까, 구원에 관한 책이다. 어떻게 영화가, 정신분석이 저자를 구원했는가에 대한 책이자 어떻게 영화 한편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책. 나를 비로소 제대로 보는 일을 시작하고 스스로의 구원의 업을 시작할 것을 권하는 책.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수도 없이 밑줄을 그으며 공백마다 눈물표시를 그려 넣은 것으로, 그리고 그 책을 한번 더 읽고, 한번 더 읽고, 그리고 나를 들여다보는 것을 시작함으로, 나는 나에 대한 구원을 시작했다.
다 파괴해 버렸나요? 상처주는 말들을 이미 다 쏟아낸 후인가요? 자해로 몸에 상처가 났습니까?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까? 괜찮습니다. 당신이 아직 살아 있지 않습니까?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 당신만 있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시간은 기적을 행합니다. 감정은 우리를 속입니다. 위기의 순간을 괴롭게 견뎌내고 나면 조금 나아집니다. 계획을 짭시다. 나를 보살피는 방법들을 연구해 봅시다. 고민하고 계획하고 움직여 봅시다. 그러면 출구가 없을 것 같던 하루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변수들이 생길 것입니다.
... 배가 아플 때 할머니의 약손은 우리를 낫게 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아플 때 우리는 문제의 부위에 손을 대고 어루만지며 분명 그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어 봅니다. 믿음, 소망, 사랑은 신화의 한자락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전체가 공유하는 기억입니다.
—김서영,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
왜인지 모르겠는데, 어쩐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 순간이 있다. 문제가 뭔지는 알겠는데 다 포기해 버리고 싶은 순간은 너무 자주 온다. 하루에도 몇번씩 나는 대단한 사람이었다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다가,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 같다가 또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그러니 남이 나를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왜 나를 이해해 주지 않냐고 외치기 전에, 나는 나를 진짜로 이해하고 있는가 물어야 한다.
짜증나고 화나고 초조하고 불안한 순간은 너무 자주 온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프락이 "토라져서 죽은" 걸 생각하면 (새삼스럽게) 우리는 살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마음을 잘 다스릴 필요가 있다. 누군가가 미워 죽겠을 때, 정말로 미워서 죽어 버릴 수도, 아 정말 짜증나 죽겠네라고 말하다가 짜증나서 죽어 버릴 수도 (프락처럼) 있겠다 싶어 갑자기 정신이 번뜩 든다. 그러나 우리 모두 삶의 초심자들이 아닌지라, 우리 모두 열심히 애써 본 경험은 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 미워하지 않으려고 싫어하지 않으려고 담담해 보려고 노력하지만 쉽게 실패한다. 그러다가 김서영 선생님의 "계획을 짭시다"라는 말, "고민하고" "연구해 보자"는 말을 보고서 나는 나의 내적 평안을 위해, 나를 배려하기 위해 과연 어떤 일을 해왔나...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쳐 (잠깐 풀이 죽었다가) 힘을 낼 수 있었다. "위기의 순간을 괴롭게 견뎌내고 나면 조금 나아진"다고 하시니, 믿어 볼밖에. 온 몸으로 써낸 글, 모든 걸 걸고 공부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니 믿어볼밖에.
예전에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에서 고미숙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그렇게 다들 사랑사랑, 연애 타령들을 하면서, 그리고 매번 실패하고 안 되고 괴로워하면서 도대체 왜 공부하지 않느냐고. 사랑에도 기술이, 사랑에도 공부가 필요하다고(feat. 에리히 프롬).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뭐 하나 되는 거 없는 것 같고, 이럴 거면 나는 왜 태어났으며, 출구 없는 터널 속에 있는 것 같은 때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그런 시기를 현명하게 나를 배려하면서 보내는 저마다의 방법론이 우리에게는 과연 있는가.
세상의 많은 좋은 책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그런 것 같다. 우리 자신을 생각하라고, 우리 자신을 배려하고 아끼라고. 우리 각자가 소우주임을 진심으로 믿는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구원함으로써 우주를 구원할 수 있다.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은 그러니까, 구원에 관한 책이다. 어떻게 영화가, 정신분석이 저자를 구원했는가에 대한 책이자 어떻게 영화 한편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책. 나를 비로소 제대로 보는 일을 시작하고 스스로의 구원의 업을 시작할 것을 권하는 책.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수도 없이 밑줄을 그으며 공백마다 눈물표시를 그려 넣은 것으로, 그리고 그 책을 한번 더 읽고, 한번 더 읽고, 그리고 나를 들여다보는 것을 시작함으로, 나는 나에 대한 구원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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